7월 6일 (첫날)


드디어 일본여행의 출발 일이 되었다. 일찌감치 집을 출발하여 공항에 도착하니 1시 30분 경 탑승 수속과 발권을 받고 나니 1시간 이상이나 남았다. 커피를 마시면서 대충 여행일정을 점검하다보니 드디어 출발시간이 되었다. 비행기에 타기 전에 약간의 엽서와 열쇠고리를 사고는 난생처음의 국제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행기는 JAS, 일본국적의 비행기였고 때문에 승무원들도 일본인이었다. 주는 음료수와 기내식을 먹고는 여행일정을 검토하다보니 어느덧 나리타공항이다. 착륙과 함께 NARITA라는 커다란 글씨가 보이더니 비로소 일본에 도착했다는 것이 실감이 나기 시작한다. 시간도 얼마 안 걸리고 날씨도 비슷해서 처음에는 잘 모르겠었다. 모노레일을 타고 공항구내로 들어갔고 까다롭다는 입국심사에 꼬박 한 시간을 보냈더니 긴장이 더 도기 시작했다. 조금을 헤매다가 물어 물어 JR PASS를 취급하는 곳을 찾아가서 티켓으로 바꾸고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타고 동경 역으로 들어갔다. 훌륭하고 빠른 기차였다. 벌써 어두워져서 밖의 모습은 불빛들만이 보였고 네온사인에 써있는 일본글자들을 보며 진짜 일본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동경(東京)역에 도착해서 교토(京東)행 밤 버스를 끊어놓고 시간이 조금 남아 근처의 긴자(銀座) 밤거리를 돌아다녔고 내일 묵을 숙소를 예약해 놓았다. 처음이라 영어도 일어도 잘 못하겠고 너무 긴장했는지 조금은 어리둥절해있었다. 시간은 밤 9시밖에 넘지 않았는데 대부분의 상점들은 문을 닫았고 길거리에는 술 먹고 나온 사람들로 북적대기만 했다. 다행히도 일본어 공부를 해 놓은 게 있어서 표지판이나 기타의 글자를 읽는데는 문제가 없어서 그리 많이는 헤매지 않았다. 긴자의 밤거리는 지나다니는 사람들로 북적대었고 유난히 많이 눈에 띄는 자판기들 그리고 묘한 매력이 느껴지는 일본여자들이 굉장히 많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어디를 가도 말은 통하지 않는다. 오로지 짧은 일어를 쓰던가 영어로 말을 해야한다. 어느 상점에 들어가서 그림엽서를 사려고 물었더니 없다고 하면서 내가 외국인인 것을 알자 몸소 밖에까지 나와서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아무튼 차시간이 다되어 다시 동경 역으로 돌아와서 버스에 몸을 실었다. 피곤하기는 했지만 첫날의 긴장일까 잠도 오질 않는다. 버스는 굉장히 좋았고 화장실, 자판기, 전화기까지 고루 갖추어져 있었다. 물론 요금이 한국 돈으로 거의 8만원씩이나 하는 버스였으니 오죽했으랴. 서서히 동경을 벗어나고 있는 동안에 차창 밖으로 비가 보이기 시작했다. 중간에 몇 번인가 휴게소를 거치며 차는 교오토로 향하고 있다.

7월 7일 (둘째날)

도쿄를 벗어나면서 보이던 비는 이곳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지금 시간은 4시30분, 다가 휴게소이다. 대부분의 점원이 할아버지인 것이 특이하다. 버스 안이라서 제대로 잠을 못 잔 것이 피로가 몰려온다. 예정보다 빠른 5시 50분이 되어 교오토에 도착했다. 곧바로 버스를 타고 숙소로 갔지만 주인 할머니인 듯한 분이 자꾸 뭐라고 묻는데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난처해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한국인 여행자가 있어서 도와주어서 무사히 방을 잡고 가방을 놓고는 교토관광에 나섰다. 한국에서는 그나마 일어공부 좀 했다고 뻐겼었는데 영 아니다. 작은 가방만 들쳐 메고 반바지로 갈아입은 다음 일정대로 한군데씩 돌아다녔다. 교토는 마치 경주를 연상하리만큼 많은 문화유적들이 산재해있었다. 우선 교토역 근처의 TIC에서 지도와 정보를 얻고 긴테츠백화점의 지하에 가서 간단한 도시락을 사고난 후 먼저 헤이안 신궁으로 갔다. 교토가 옛날 일본의 수도였던 곳이라 궁의 모습이 꽤 화려했고 웅장했다. 날씨가 너무 뜨거웠고 길거리에서 먹는 도시락은 너무 맛이 없어서 반만 먹고는 버렸다. 너무 달았고 신맛이 많아서 싫었다. 이곳에서 쉽게 눈에 띄는 것은 샘물 비슷한 것이었는데 국자 같은 것이 여러 개 있어서 떠먹기는 편했지만 물이 시원하지를 않아서 기대 밖이었다. 이곳에서 엽서를 사서 친구들에게 부치고 나서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를 맞으며 지온과 진자를 갔는데 그곳에서 일본의 오차를 한잔 먹었다.